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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명장 될래요” -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공고 스마트용접설비과 실습실에서 작업복을 입고 용접 마스크를 쓴 1학년 학생들이 ‘피복 아크 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동작구 서울공업고등학교 1층 실습실에서 렌치를 든 1학년 전지후(16)군이 현대 아반떼 차량의 타이어를 떼어내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지켜보던 이기호 교사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하면 힘이 안 실려서 다친다니깐” 하면서 전군에게 다가가 공구를 넘겨받았다. 이 교사가 능숙한 시범을 보여주자 같은 반 학생 7명이 우르르 몰려왔다.
이날은 서울공고 미래자동차과 1학년 학생들이 처음 자동차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실습’에
현대중공업주가 도전한 날이었다. 정비 기술자를 꿈꾸는 전군은 “졸업하면 국내 자동차 대기업이나 BMW 같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3층 스마트용접설비과 실습실에선 1·2학년생들이 용접 실습을 하고 있었다. 2학년 고요한(17)군은 대학 진학과 취업의 기회비용을 치열하게 비교해보고 직업계고를 선택한 경우다. 고군은 “용접은 안
주식초보추천책 쓰이는 곳이 없는 데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이 대체하기 어렵다”면서 “취업이 확실히 보장되고 능력만 되면 고액 연봉도 가능한 만큼 대학에 가는 것보다 성공하기 쉽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졸업 후 삼성중공업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날 실습실에선 삼성이엔에이(옛 삼성엔지니어링)에 근무 중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주식 졸업생 김현우(26)씨가 후배들에게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 노하우’를 알려주는 시간도 있었다. 김씨는 서울공고 재학 시절 전국기능경기대회 동메달에 입상했다. 그는 “취업해 보니 대학에 간 친구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은 없다”면서 “기술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은 후배라면 이 길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126년 역사를 가진 서울공고는 수만 명의
코스닥테마주 직업인을 양성해 왔지만 2000년대 들어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학령 인구가 감소하면서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2개 학과 중 취업이 잘되는 미래자동차과, 스마트용접과를 중심으로 지원자가 늘기 시작하더니 2023학년도엔 학생 100% 충원에 성공했다. 그리고 2024학년도엔 247명 모집에 306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명이 지원해 경쟁률 1.2대1을 기록했다. 특히 미래자동차과는 올해 1학년 20명을 뽑는데 6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3.4대1이었다. 중학생 학부모들이 “미래자동차과 정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조복 교장은 “학령 인구 급감 시대에 웬 정원 확대냐고 하겠지만, 그만큼 오겠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걸 체감한다”면서 “전기차 등 신산업 분야 성장과 함께 생산·기술직 수요가 높아지는 시대 변화 때문에 직업계고에 대한 학생·학부모 인식도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공고는 내년 미래자동차과 모집 정원을 두 배 늘리는 방안을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 서울 전체의 직업계고 충원율은 올해 94.7%로, 5년 전(84.4%)보다 10%포인트 넘게 뛴 상황이다.
직업계고 인기가 늘면서 인천·광주·대구 등 일부 지역에선 직업계고에 탈락해 어쩔 수 없이 일반고에 진학하는 역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대구는 올해 직업계고 모집(정원 3618명)에 지원자 4840명이 몰린 반면, 일반고는 지원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대구 서구에 있는 대구과학기술고도 지원자가 최근 늘었다. 2021학년도까지는 모집 정원을 겨우 채우는 수준이었는데, 점차 지원자가 늘더니 2025학년도엔 231명 모집에 342명이 지원해 경쟁률 1.48대1을 기록했다.
학교는 무작정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취업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학은 취업해서 직장을 다니다가 필요할 때 가면 된다는 생각도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로 대구과기고의 취업률도 2021년 26.5%에서 작년 41.4%까지 올랐다.
지난달 27일 오전 대구 서구 대구과학기술고 아트조리과 실습실에서 3학년 학생들이 중식 요리 실습을 하기 전 교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신현종 기자
지난달 27일 이 학교 아트조리과 실습실에서 만난 3학년 김예송(18)양도 ‘선(先)취업, 후(後)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 김양은 “졸업과 동시에 급식 관련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설비보전기능사·밀링기능사·공유압기능사 등 자격증 3개를 취득한 이 학교 3학년생 김동우(18)군은 졸업 전까지 ‘기능사 5관왕’을 달성하고 공기업 기술직으로 취업하는 게 꿈이다.
김군은 “직업계고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학교 생활에 매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희 대구과기고 교장은 “요즘 기업들이 우수한 고졸 기술자를 채용하고 대학 진학을 지원해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대학 졸업장’ 때문에 무조건 직업계고를 기피하던 학생·학부모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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