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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우 기자]
▲ ?겨울 강변 풀숲의 참새 떼
ⓒ 김태윤
12월 하순, 강변의 풀숲에는 참새들이 떼 지어 서걱대는 풀줄기에서 명랑하게 지저귀는 계절이었다.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구례 오산 사성암에서 3km의 산길을 내려왔다. 죽연 마을 앞 강변 산책로를 따라서 나도밤나무 상록수 숲에 도토리가 조록조록
출력 달렸다. 대나무도 드문드문 숲을 이루어 강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구례 오산 아래의 섬진강 둘레 8km 걸어 구례구역으로 향하는 여정을 출발하였다. (죽연 마을에서 문척교까지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며 2.2km, 문척교에서 섬진강 대나무 숲길을 지나 두꺼비 다리까지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3.7k
개콘 직장인 m, 두꺼비 다리에서 구례구역까지 2.1km). 오래 걷다 보면 어느덧 자기 내면을 응시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걷기 여행은 순례길이 되어간다.
은퇴자금계산기▲ ?구례 오산 아래 죽연 마을, 감나무 과수원 배경으로 오산 전경 (정상 아래 오른쪽 안부에 사성암)
ⓒ 이완우
어느 정도 멀리 떨어질수
신한은행 여행적금 록 자연의 경치는 제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죽연마을 강변 산책로에서 사성암을 품은 오산이 잘 보였다. 나도밤나무 숲길 산책로, 강변 갈대밭, 섬진강, 건너편 갈대밭과 섬진강 대나무 숲길이 계속 평행으로 이어지며 조화로운 풍경을 이루었다.
추운 겨울바람을 마주하면서도 나도밤나무잎은 더욱 윤기 나
한국장학재단 중도상환 게 푸르고 도토리 열매가 여물어간다. 감나무 과수원에 남겨진 감 열매가 주황색으로 선명하여, 겨울의 색채가 진솔하게 살아 있었다. 섬진강과 오산의 풍경에 활력을 보태고 있었다.
▲ ?구례 섬진강 죽연 마을 앞 나도밤나무 및 대나무 숲길
ⓒ 이완우
이날 나도밤나무 숲길은 산책하고 있는 주민 한 분(A씨)을 만났다. 기자가 이른 아침에 구례구역 앞 신촌 마을에서 섬진강 수달의 재롱을 보았다고 이야기를 건넸다. A씨는 이곳 섬진강 여울 어디에나 수달이 자주 눈에 띄는데, 너른 갈대밭 이곳저곳에 굴을 뚫고 서식한다고 하였다.
기자가 오산 사성암을 올려다보며, 유리광전 앞 도량 안내판에 소 떼 그림을 소재로 화제를 바꾸었다. 4년 전 홍수 때, A씨가 사성암으로 몰려가는 소 떼를 직접 목격하였다고 하여서, 그 이야기를 자세히 묻고 채록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이랬다고 한다. 2020년 8월 초순, 홍수로 섬진강 제방 위쪽까지 강물이 넘실거려 위험한 상황이었다. 구례 문척면의 한 축사에서 밀려오는 홍수 물결을 보고, 주인이 축사의 출입문을 열었다.
40마리의 소 떼가 우르르 몰려 나와서, 죽연 마을로 이동했다. 소 떼는 죽연 마을까지 1km의 평지 길을 걷고, 거침없이 오산 사성암으로 오르막길에 들어섰다.
앞에서 새끼 밴 암소가 열심히 올라가니, 다른 소들도 함께 올라갔다. 소 떼 중 일부가 산 중턱 안전한 곳에 몇 마리씩 머물렀다. 오르막 산길 3km를 걸어서 사성암 도량까지는 13마리가 도착하였다. 새끼 밴 암소가 제일 먼저 올라갔음은 물론이었다.
▲ ?2020년 8월, 섬진강 홍수 때 오산 사성암 도량으로 올라간 소 떼를 나중에 그린 그림과 오산 암벽의 약사여래입상 암각화 안내판 도안
ⓒ 이완우
사성암 유리광전은 마애약사여래입상 앞에 세운 불전(불당)이다. 약사여래는 중생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는 부처이다. 약사여래는 한 손에는 약병을 들고, 한 손에는 중생 구원의 서약을 수인하는 부처이다.
A씨는 말했다.
'아마 홍수의 위기 상황에 새끼 밴 암소가 모성으로 그 힘든 3km의 산길을 올라서 사성암으로 갔던 것이 아닐까요? 굳이 이 산 중턱 어느 곳에 안전하게 머물러도 될 터인데요. 암소는 새끼의 안전을 위한 모성에서, 다른 소 떼는 힘든 암소와 함께하면서 사성암 약사여래 도량까지 올라갔다고 봐요.
새끼 밴 암소와 함께 암자로 올라간 소 떼는 사성암 약사여래 도량의 영험함에 이끌렸던 것이 아닐까요? 참 신기한 일이었어요. 중생에 베푸는 부처의 자비에 소 떼들도 감응했다고 생각해요.'
홍수가 잦아들고 이 축사의 40마리의 소 떼가 다 돌아왔다. 사성암에 앞서서 올라갔던 암소는 송아지 쌍둥이를 낳았다. 당시 불교 신문 등 언론에 보도된 간략한 내용보다 A씨의 이야기는 진솔하고 자세하였으며, A씨는 암소의 모성에 감동하고 오산 사성암의 영험함을 믿는 눈치였다.
문척교가 눈앞에 보였다. 감나무 과수원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오산 전경이 멀리서 뚜렷하였다. 섬진강의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이 원효 대사와 강감찬 장군이 오산 절벽에 강물 소리를 가두었다는 설화를 이야기하는 듯하다. 사성암 절벽에 서 있는 약사여래의 중생 사랑과 다름없다고 여겨졌다.
▲ 섬진강 문척교에서 바라본 섬진강, 아래쪽 석보 흔적 ⓒ 이완우
문척교에서 다리를 건너는데 바람이 거세었다. 문척교에서 호수 같은 섬진강에 윤슬이 반짝이며 잔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석보가 남겨져 있었다. 석보 섬진강 가로지르는 군데군데 무너져 강물이 쏟아져 내리며, 그 물소리가 문척교 교량 위에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문척교에서 한참을 걸어, 대나무 숲길에 들어섰다. 대나무 숲길 중간중간, 차나무밭이 대나무 아래에 조성되었다. 겨울철인데도 차나무꽃이 피어 있기도 하였다. 대나무에 맺힌 이슬을 머금고 차나무가 싱그럽게 자라고 있었다.
▲ 섬진강 대나무 숲길 ⓒ 이완우
▲ ?섬진강 대나무 숲길
ⓒ 이완우
강바람이 대나무 숲을 지나가며 파도 소리가 났다. 대나무는 사군자(四君子,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와 세한삼우(歲寒三友, 소나무 대나무 매화) 중에서 추운 겨울에 푸른 기상으로 그 품위가 의연하다.
섬진강 대나무 숲길에서 섬진강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신촌 마을 뒤 병방산이 우뚝 솟았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나도밤나무 숲이 보인다. 섬진강 둘레길을 걸으며 마음과 시선은 오산 사성암을 향하고 있었다.
▲ ?섬진강 대나무 숲길에서 바라본 섬진강 풍경, 오른쪽 우뚝 솟은 봉우리는 신촌 마을 뒤 병방산, 섬진강 왼쪽에 나도밤나무 숲이 보인다. 오른쪽에 대나무 숲길(사진에 안 보임)이 있다.
ⓒ 이완우
섬진강 두꺼비 다리 앞을 지나고, 신촌 마을 앞 자전거길을 걸었다. 아침에 이곳 섬진강 여울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수달을 만났었다. 오산 사성암을 참배하고 섬진강 대나무 숲길을 걸어서 오후가 기울어서 구례구역에 도착하였다.
이른 아침부터 구례구역에서 섬진강 두꺼비 다리까지 2.5km, 이어서 오산 사성암으로 오르내리는 7.5km를 걸었다. 섬진강 대나무 숲길을 걸어 구례구역으로 돌아오는 8km의 여정으로 총 18km의 걷기 여행을 하루 일정을 완성하였다. 구례구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잠깐의 여유로운 시간에 하루의 여행 일정을 반추하였다.
▲ ?섬진강 대나무 숲길 산책로에서 바라본 오산 전경 (정상 아래 오른쪽 안부에 사성암)
ⓒ 이완우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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