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평점도 나쁘지 않던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세계관 설정의 측면에서 보자면 유인원들이 지나치게 인간적인 표정이나 움직임을 하고 있는것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물론 이 인간적인 의사전달 표현으로 시저의 고뇌나 내적 갈등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그럼으로써 유인원의 인간적인 부분이 부각되었지만), 애초에 유인원의
안면근육이나 신체구조는 인간과는 달라 좀 이질적인 표정이나 행동을 보여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영화에서의 유인원은 인간과 흡사한 표정과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이 부분은 전작 1,2 편에서는 좀 덜 했던것 같네요. 3편에서 유인원이 진화를 했다고 설정되었는데, 지능이 아닌 신체적 부분에서 여러세대도 아니고 동일세대가 전편과는 다른 움직임을 하고 있다는것이 이상했습니다. 일부 유인원들이 말을하는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비슷하게 신경쓰였던 부분으로는, 영화내에서의 유인원들은 유인원이라 하고 통일성을 강조하지만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로 나뉘는데 이 나뉘는 특성이 전혀 반영이 안되었던것도 신기했습니다. 극의 설정상 인간과의 대비를 위해 인간 대 유인원의 대립만 강조했지만 인간과의 차이만큼이나 각 유인원 종들의 특성도 드러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68년 혹성탈출에서는 일부 반영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차라리 유인원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면서 지능이 발달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고 그에 조금은 가깝게 표현했다면 더 와닿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영화 중간중간의 설정도 이해가 안가는부분이 많았습니다. 사고력이 떨어져 시체처럼 수용소로 접근했던 소녀가 갑자기 위험을 감지하고 피하는것도 이해가 안갔고, 그렇게 접근 가능하게끔 놔둔 허술한 군경비체계도 이해가 안갔습니다. 또 아무리 총이 있다지만 인간보다 두배는 힘이 센 유인원들이 있는 수용소를 혼자서 들어가는것도 이해가 안갔고, 대령 군대가 전멸하는 원인이 수류탄 한방이었고 북측 군대가 전멸하는 원인이 산사태 한방이었는데, 이 설정은 너무 성의 없는 해결책인것 같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영화중 가장 이해가 안간 부분은 대령의 상대군이 헬기와 탱크등 현대식 최첨단 무기등을 갖추고 있는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령은 마치 중세시대 칼과 화살의 싸움인듯, 돌로 성벽을 쌓는다는 설정 입니다.
스토리 또한 너무나 평범해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1,2편에서 부터 계속 반복되는 메세지인 인간과 유인원의 의미와 그 차이, 생존을 건 투쟁, 지도자로서와 개인으로서의 갈등, 그리고 전편을 통틀어 기독교를 그대로 배껴온듯한 서사(민족을 이끌어 새로운 땅으로 들어간 뒤 노예생활을 하고 다시 그들을 이끌어 약속의 땅으로 가는 스토리)도 식상했습니다.
인물면에서도 시저의 내면은 상당히 부각되었는것에 반해 다른 인물들은 개인적인 스토리라인도 부족하고 역할도 불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나마 대령이 시저와 대립되는 한 축으로 스토리와 역할이 충분했다고 생각되는데 개인적 느낌으로는 연기력이 시저만큼 임팩트 있지는 않았던것 같고, 다이하드3의 군인이었던 사이먼과 거의 흡사해 보였습니다. 아쉬운점은 유인원측에서 그만큼 지능이 높아졌다면 그 높아진 지능만큼 개인화가 이루어져야하고 그 개인화만큼 특색있는 캐릭터가 있어야 하는데 영화에서는 종적인 특성도 없을뿐더러 개인적 특성 또한 보이지 않는것 같습니다. 물론 개개인이 각자의 이유로 배신이나 애정등의 표현은 있었으나 이것은 개성이 아닌 보편적 특징이고요. 그나마 찾자면 말이 어눌하고 본의 아니게 약간의 유머감각을 영화내에서 보여주던 유인원이 있었으나 이 유인원(이름을 모르겠네요)이 유일한것 만큼이나 같이 호흡하고 받쳐줄 수 있는 상황분위기나 인물이 없어 오히려 붕 뜬것 같은 이미지였고요.
지금 당장 생각나는것을 종합해서 적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전문적으로 보지도 않고 그리 영화라는 매체를 자주 접하는것도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을 단지 저의 경험과 느낌으로 적었고요.
그래서 더 궁금해 지네요.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하는 쪽은 영화를 어떻게 해석했으며, 혹은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전문적인 영화인의 시각으로)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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