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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이 오는 3월부터 원화 입출금 제휴 은행을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국민은행이 최대 200만개 정도의 계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H농협은행에 보관된 1조원의 예치금과 함께 스타뱅킹 앱 월간활성사용자(MAU)까지 확보하며 '플랫폼 기업' 입지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향후 법인의 원화거래소 계좌가 허용될 경우 추가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화거래소 점유율 2위 빗썸의 NH농협은행 실명확인 계좌는 200만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0년 62만여개였던 계좌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2021년 163만여개로 뛰었고, 지난해 두 아파트 빌라 번째 급등기를 맞으며 다시 늘었다.
빗썸을 통해 가상자산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실명확인 계좌가 있어야 한다. 결국 현재 빗썸을 이용하고 있는 투자자가 3월 이후에도 계속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 NH농협은행 계좌에 연결돼 있던 계정을 KB국민은행으로 옮겨야 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빗썸과 KB국민은행의 제휴가 24시간 대출 '윈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슈퍼앱 'KB스타뱅킹'은 시중은행 앱 중 MAU와 사용량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프로모션 등으로 빗썸이 추가 이용자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 역시 기존 NH농협은행을 이용하던 가상자산 투자자의 이전으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고, MAU도 크게 늘어날 대출조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3분기 기준 9371억원에 달하는 예치금도 확보할 수 있다.
예치금은 투자자가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맡겨둔 돈이다. 은행은 이를 국채증권 매수 등에 운용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급격하게 커진 만큼, 예치금도 급증했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1조원 연립 에 달하는 예치금과 함께 이용률이 높은 신규고객이 유입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특히 '플랫폼 기업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MAU 증가도 유의미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이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등과 공동으로 설립한 커스터디 업체 'KODA'와의 연계도 기대된다. 2020년 설립된 코다의 수탁고는 일반전세대출 8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법인의 원화거래소 실명계좌 허용도 양사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당국이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에 법인 계좌 개설을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향후 법인계좌 허용 시 케이뱅크와 제휴한 업비트, 카카오뱅크와 코인원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당국이 법인 계좌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당장 내일 열리는 가상자산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며 "업계 1위 업비트와 케이뱅크의 계약이 10월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연내 법인계좌 허용시 빗썸과 KB국민은행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빗썸과 계약이 만료된 NH농협은행이 다른 원화거래소와 접촉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현재 케이뱅크 등이 법인의 수신계좌는 취급할 수 있지만, 이를 활용한 가상자산거래 가능 여부는 금융당국의 검토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원화거래소 제휴 관련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는 NH농협은행이 법인계좌 유치를 고민해야 하는 업비트와 코인원, 혹은 새로운 원화거래소 진입을 노리는 코인거래소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