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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식이 아니다(I’m not food)’라는 글귀가 쓰인 그림 수십 점이 12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 1층에 전시됐다. ‘12평화당(平和黨·일본어 발음 완냥헤이와토)’이라는 신당의 출범 기자회견 자리였다. 130석 넘는 회견장은 빈자리 없이 꽉 찼고 뒤편엔 방송국 카메라 10여 대도 빽빽이 자리 잡았다. ‘완’과 ‘냥’은 일본어로 각각 개와 고양이를 뜻한다. 신당이 내세운 창당 목표는 개고기 식용 금지법안 제정이다.
개고기 식용 문화가 거의 없는 일본에서 금
대구한복대여 한올명주 지법이 목표라니 뜬금없긴 하다. 하지만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관심을 끌어보려는 시도로만 치부하긴 섣부르다. 신당 대표는 데비 수카르노(85). 수카르노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의 셋째 배우자로 ‘데비 부인’이라 불리는 그는 일본인 누구나 아는 인물인 데다 호감도도 꽤 높다. 데비 부인은 “가족과 같은 개·고양이를 먹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
재학생학자금대출 고 했다. ‘선거의 신’이란 별명을 가진 전략가 후지카와 신노스케가 선거대책위원장이다. 후지카와는 “선거 프로의 감(感)으로 볼 때 적어도 2~3석, 많게는 5석도 가능하다”고 했다.
12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데비 수카르노(가운데) 씨가 12평화당의 창당을 선언하고
개인회생전문제도 있다./도쿄=성호철 특파원
기자회견장에선 ‘일본에도 개고기 파는 점포가 100곳 있다는 보고가 있다’는 발언이 나왔지만, 일본에선 개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런 점포가 있다면 외국인 근로자 대상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 신당의 금지법에 일본인의 묘한 우월감이 묻어나는 이유다. 데비 부인은 “일본은
은행원 선진국이지만 금지법이 없어 (개고기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개고기 먹는 일부 아시아 국가의 잘못된 문화를 바로잡는 데 일본이 앞장서자는 뉘앙스다. 기성 정당에 신물이 나 선거에 무관심한 애견·애묘인에게 잔혹한 개·고양이 도살 영상을 유튜브로 보여주며 선거운동을 하면 쉽게 표를 모을 수 있다는 계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일
프랜차이즈창업 본 정치권은 누구도 반대할 리 없는 ‘개고기 금지법’을 왜 지금껏 만들지 않았을까. 신당 공동대표 호리이케 히로시 세계애견연맹 회장은 “수년간 국회에서 금지법 제정을 위해 로비했지만 한 건의 법안도 제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고래고기 탓이다. 일본에서 고래고기는 자판기가 있을 정도로 보편적이다. 국제 사회의 비판에도 일본 정부는 ‘고래고기는 전통 식문화’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섣불리 개고기 금지법을 제정했다가 역으로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 고래고기 금지법이라도 만들면 난감해진다. 일본 정치권이 최근 세계적으로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는 개고기 식용 반대를 놓고도 실리 계산에만 몰두하는 사이에 12평화당이 빈틈을 친 것이다.
한 전직 의원은 12평화당 기자회견장이 만석이었다는 이야기에 “정말이냐”며 한탄했다. 북핵,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비롯한 국제적 위기에도 여전한 일본인의 ‘헤이와보케(平和ぼけ·긴 평화의 타성에 젖음)’일지 모른다. 탄핵 논란에 휩싸인 한국 정치판을 보면 그마저도 부럽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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