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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는 무척추동물이지만 놀라운 지각능력을 보여준다. 게티이미지뱅크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한겨레 동물전문매체 애니멀피플의 댕기자가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한 ‘깨알 질문’에 대한 답을 전문가 의견과 참고 자료를 종합해 전해드립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댕기자의 애피랩’은 격주 화요일 오후 2시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든 animalpeople@hani.co.kr로 보내주세요!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Q. 문어, 낙지, 오징어 등의 두족류는 영리할 뿐 아니라 몸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신비한 동물로 유명한 것으로 알아요. 그런데 문어와 오징어는 도대체 왜 이 ‘변신술’을
대출금액계산기 부리게 된 걸까요?A. 친한 사람을 알아본다. 수조에서 탈출하거나 장난을 친다. 다른 동물을 따라 하고, 특유의 사냥 전략을 사용한다. 악몽을 꾸는 듯 잠을 자다 먹물을 내뿜는다. 지금껏 문어에 대해 밝혀진 이런 연구 결과들은 문어가 똑똑할 뿐 아니라 고통과 쾌락을 지닌 존재일 가능성이 크다는 근거가 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2022년 영국은 문어·낙지·오징
전세담보대출조건 어 등의 두족류를 ‘지각 있는 존재’로 인정하는 동물복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죠.
문어는 무척추동물이지만 놀라운 지각능력을 보여준다. 실커 롤라크,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포유류와는 너무 다른 겉모습을 지녔
모집부문 지만, 이토록 영리한 탓에 지난 2019년에는 ‘문어의 조상이 외계에서 왔다’는 과학자 33명의 주장을 담은 논문이 학술지에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주장은 문어의 유전체(게놈)를 해독한 결과에 따라, 근거가 없다는 것이 즉각 밝혀졌지만요. 이처럼 문어의 독특한 생태는 여러 과학자를 매혹해왔습니다. 특히 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우연히 암컷 문어와 만나며
가지급금 인정이자 벌어진 1년여의 교류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2020년)은 문어의 지각력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무척추동물은 영혼이 없을 것’이란 고정관념을 통쾌하게 뒤집은 동물은, 비단 문어뿐이 아닙니다. 2019년 미국 해양생물학자들은 갑오징어가 잠들었을 때 주기적으로 렘(REM)수면과 유사한 상태를 보인다는 것
저소득층취업알선 을 발견했거든요. 척추동물은 렘수면 단계에서 안구를 빠르게 움직이며 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문어 또한 수면 중에 대략 30분마다 피부색을 바꾸며 이와 비슷한 상태를 보이는 것이 관찰된 적이 있고요. 두족류는 피부색과 질감을 바꾸는 ‘화려한 위장의 달인’으로도 유명합니다. 갑오징어·문어 등의 피부에는 근육과 연결된 수백 만개의 색소 주머니(색소포)가 있는데, 근육을 수축·이완시키며 겉모습을 자유롭게 변형시키는 것입니다. 변신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져 한 연구에서는 오징어가 0.3초 만에 모습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1998년 인도 술라웨시 섬에서 발견된 흉내문어는 바다뱀, 쏠배감펭, 넙치 등 다른 해양동물을 흉내 내는 모습이 포착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당시에는 세 종의 생물을 따라 하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후 2010년 흉내문어가 따라 하는 생물이 무려 40여 종에 달한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두족류는 피부의 색과 질감을 바꾸는 ‘화려한 위장의 달인’으로도 유명하다. 갑오징어·문어 등의 피부에는 근육과 연결된 수백 만개의 색소 주머니(색소포)가 있어 근육을 수축·이완시키며 겉모습을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다. 레나 반 기센 제공.
이들은 왜 이렇게 ‘변신술’을 쓰는 것일까요. 과학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해 5월 ‘문어가 형태와 색을 바꾸는 놀랍고 신비로운 이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금껏 발표된 여러 연구를 종합해 소개했는데요, 연구자들은 두족류가 주변 환경에 자신을 숨기는 위장 이외에도 △포식자를 위협하고 △먹잇감을 어지럽히고 △동료 간의 의사소통 △짝짓기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다고 추정했습니다. 기사를 보면, 두족류는 포식자를 위협하기 위해 맹독성 어류를 흉내(흉내문어)를 내거나 피부 위에 푸른 고리를 번쩍이며 ‘건드리면 위험하다’는 신호(파란고리문어)를 보냈습니다. 그런 한편, 먹잇감에는 덜 위협적으로 보이도록 다른 생물인 척 위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평범한 소라게처럼 변신해 열대성 자리돔을 방심하게 하는 파라오갑오징어나 초식성 비늘돔을 ‘연기’하는 캐리브해 암초오징어가 대표적입니다. 또 빛이 거의 없는 태평양 심해에 사는 아프리카대왕오징어는 특유의 발광 조직을 이용해 피부색을 반짝이며 동료와 정보를 공유하고, 낮문어(옥토퍼스 시아네아) 수컷은 몸을 창백하게 만든 뒤 검은 줄무늬를 번쩍거리면서 암컷을 유혹하기도 합니다.
연구진은 왕갑오징어인 게의 뒤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이들이 어떻게 위장하는지 촬영했다. 그 결과 왕갑오징어는 게에게 접근하면서 잎사귀(a), 줄무늬(b), 산호(c), 물결(d) 등 최소 4가지 이상의 위장술을 선보였다. 마테오 샌톤/생태학저널 제공
연구진은 왕갑오징어인 게의 뒤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이들이 어떻게 위장하는지 촬영했다. 그 결과 왕갑오징어는 게에게 접근하면서 잎사귀(a), 줄무늬(b), 산호(c), 물결(d) 등 최소 4가지 이상의 위장술을 선보였다. 마테오 샌톤/생태학저널 제공
최근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이런 두족류의 ‘변신술’을 가까이서 촬영해 공개했는데요. 영상에서 인도네시아 라자암팟 제도의 왕갑오징어는 최소 4가지 형태의 위장을 사용한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마테오 샌톤 박사 등 연구진은 지난해 5월 라자암팟 제도 산호초 지역에서 왕갑오징어 98마리의 사냥 모습을 234번 촬영했는데요, 그 결과 왕갑오징어가 잎사귀·줄무늬·산호·물결 등으로 위장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연구 내용은 지난달 18일 국제학술지 ‘생태학’(Journal of Ecology)에 발표됐습니다. 관찰 결과, 왕갑오징어가 자주 사용하는 위장은 산호·줄무늬·잎사귀(22~29%)였습니다. 물결이나 여러 형태를 혼합한 형태(11~13%)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갑오징어들이 방어력이 강한 맹그로브 게를 사냥할 때는 산호 위장을 더 자주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사냥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왕갑오징어 특유의 전략으로 봤습니다. 다만 두족류가 이런 변신술을 어떻게 터득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미국 미네소타대 신경생물학자 트레버 워딜 박사는 “갑오징어가 위장으로 사냥에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이런 능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에 설명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행동을 학습할 시간이 적은) 어린 개체들도 이런 능력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미 과학적 반박이 나온 주장이지만, 정말 두족류는 먼 외계에서 온 존재인 건 아닐까요.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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