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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국산불학회 2대 회장으로 취임한 고기연 회장은 우리나라 산불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불이 한 번 발생하면 큰 지역에 피해를 끼치며, 예전에는 높새바람이 부는 강원 영동지방에 피해가 집중되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큰 산불이 나는 추세라고 했다.
그래서 산불방지 입산통제도 점점 빡빡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설악산국립공원이 2주 앞당겨 봄철 산불방지 입산통제를 실시한 바 있고, 올해는 산림청에서 '1월 24일부터 5월 15일까지 입산통제하겠다'
우리카드 전화번호 고 발표한 바 있다. 전체 산림의 29%, 등산로는 전체 24%인 7,598km의 출입이 금지됐다.
산꾼들은 산불방지를 위한 목적이라니 당연히 입산통제 조치를 따른다. 하지만 최근 현 입산통제 정책의 효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입산통제 기간과 구역이 실제 산불발생 위험이 높은 곳과 때와 일치하는지, 입산자 실
sbi저축은행 연봉 화가 모두 등산자 실화인지 등의 지적이다.
한국의 산불,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며 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기연 회장에게 더 자세하게 들어봤다.
2019년 강원도 고성 산불. 바람이 빨라 최초 발화지점에서 7.7km 떨어진 해안까지 산불이 확산되는 데
비과세월복리 채 90분도 걸리지 않았다. 사진 조선일보DB.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난 2월 18일 한국산불학회 회장으로 선임돼 활동하고 있는 고기연입니다. 전에는 산림청에서 2개월 모자란 30년을 근무했네요. 1995년에 첫 업무가 산불교관이었습니다. 공무원 진화대를 편성하고 교육했죠.
신용등급확인 그 이후로도 산불 관련 정책 업무를 했습니다. 현장과 정책을 모두 오갔죠. 마지막으로 산림항공본부에서 항공본부장을 했습니다. 산림청 출신으로 현직자를 모두 포함해도 산불과 관련해 저만큼 업무를 많이 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지난 30년간 산불 대응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1995년에 했던 훈련은 보통
현대저축은행 추가대출 지상작전이었어요. 지상에서 호스를 수 km 연결해서 산불이 발생한 곳까지 잇는 훈련이었죠. 지금은 온갖 고가의 장비와 헬기 위주로 바뀌었습니다. 진화기술이 전문화됐고, 확대됐죠.
산불학회는 어떤 곳인가요?
2022년에 처음 창립됐는데 그 기원은 2015년으로 올라갑니다. 그해 우리나라에서 세계산불총회가 열렸는데 제가 중앙산불상황실장으로서 이 총회를 준비했어요. 총회에 학술파트가 있어서 한국에서 산불 연구 관련자들을 전부 모아봤는데, '학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 일치를 봤죠. 그래서 문현철 호남대 교수가 총대를 메고 학회를 발족했어요. 산불의 특성, 진화 및 대응 기술, 산불 발생 요인 등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산불 피해가 왜 자꾸 늘어나는 걸까요?
산불의 규모는 산의 규모를 따릅니다. 좀더 정확히는 산에 있는 숲의 규모죠. 과거에는 치산녹화 사업을 한 지 고작 20년 정도 지났을 때라 그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어요. 지금은 50~60년이 지나 숲이 울창해졌고, 그러면서 불의 규모도 같이 커진 겁니다.
봄철 산불방지기간인 2월(위)과 산불방지기간이 아닌6월 중순(아래) 비교. 6월이 오히려 위험도가 높은 날이 많았다.
숲이 울창하면 좋은 것 아닙니까? 특히 요샌 탄소중립이 중요하다고 해서 임목축적, 즉 숲에 있는 나무의 목재부피가 클수록 숲이 탄소를 많이 저장하고 있어서 좋다고 하잖아요.
그게 숲의 이중성입니다. 숲이 울창하면 탄소도 저장하고 산소도 많이 만들고 좋은 점이 있지만 산불에선 피해를 확산시키는 요인입니다.
화재의 3요소는 '불씨, 연료, 산소'입니다. 산불도 마찬가지죠. 불씨(발화요인)와 연료(숲), 그리고 산소입니다. 현재 우리는 산불을 '대응'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즉 불나면 어떻게 끌 것인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죠. 그래서 정부에서 나오는 대책들을 보면, 대부분 산불이 나면 지상 진화자원과 공중 진화역량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 시스템을 구축하고 훈련을 해서 이 자원들을 총동원해서 물을 쏟아 부어 산불을 끄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물론 이것도 중요하죠. 그런데 산불은 '대비'하고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건 '연료' 자체를 줄이는 거죠. 숲 가꾸기입니다. 숲의 밀도를 조절하는 것이죠. 지형이나 수종 등에 의해 산불이 취약한 지역들이 있는데, 이런 곳들은 과감하게 연료 밀도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론이나 환경단체 반대 등에 의해서 이걸 확실하게 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죠. 공중자원이나 지상자원을 동원하는 대응 차원의 산불 관리는 그 한계가 명확합니다.
어떤 한계가 있단 말인가요?
먼저 공중자원부터 보면 결국 헬기입니다. 헬기로 물을 퍼부어 산소를 차단하는 것. 이게 사실 산불을 끄는 데는 일차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또 중요하죠. 문제는 헬기는 사용한 만큼 수리하고 정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100시간 뜨면 100시간 정비해야 되요.
그런데 특히 최근 산불은 연중화하고 있는 추세란 점에서 이게 앞으로 계속 문제가 될 겁니다. 예전엔 건조한 계절에만 산불이 나니 그때 헬기를 중점 배치하고 다른 계절에는 수리하고 정비하면 됐어요. 그런데 이젠 그게 안 되죠.
이런 관점에서 이번 미국 LA 산불은 심각성이 더 커요. 이 산불 끄려고 공중자원을 총동원했는데 사실 미국은 5~8월이 진짜 산불 위험시기거든요. 이때 산불이 나면 공중자원을 신속히 동원하기 어려울 터라 담당자들은 공포에 떨고 있을 겁니다.
지상자원은 특히 요즘 각 지자체마다 도입 욕심을 내는 큰 진화차를 들 수 있는데요. 이게 차량만 놓고 보면 당연히 좋죠. 그런데 문제는 임도가 없거나 적고, 있어도 좁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산악지대가 70%고, 임도는 대부분 3.5~5m 폭밖에 되지 않아요. 그러니 이런 큰 진화차들은 산불이 나도 신속히 들어갈 수가 없죠. 이 차를 운용하려고 산을 더 깎아서 임도를 넓힌다? 그러면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는 겁니다.
2 예봉산과 화야산 일대 입산통제구역(왼쪽)과 산불취약지도 비교. 3 주왕산국립공원 입산통제구역(왼쪽)과 산불취약지도 비교. 이처럼 정작 위험하지 않은 곳은 통제하고, 위험한 곳은 통제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산불의 3요소 중 연료, 즉 나무를 줄여야 산불의 대형화를 막을 수 있다는 관점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그럼 다른 요소, 즉 불씨는 어떨까요? 일각에선 이 불씨를 막기 위한 조치 중 입산통제 정책의 실효성을 지적하곤 합니다.
실제로 산불피해 위험이 높은 기간이 기후변화로 변했고, 최근에 만들어진 산불취약지도와 입산통제구역을 비교해 보면 엉뚱한 곳을 통제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산불학회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인 입장에서 말씀드려볼게요. 현재 우리나라 전체 등산로의 4분의 1을 통제하는데, 저는 지금처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바엔 그냥 입산통제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관리'란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확실하게 폐쇄 지역이라고 밝히고 출입하면 처벌을 하란 뜻입니다. 미국은 막아야 되는 위험 지역은 확실하게 표지판을 세우고 막습니다. 그리고 들어가면 처벌하고요. 우리나라는 입산통제가 홈페이지에만 게시돼 있고, 실제 현장에선 등산객이 여기가 통제구역인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인원이 배치돼 있는 곳도 거의 없고요. 전국에 있는 산불감시원들이나 산불진화대원들이 수 만 명이 있는데 이들이 확실하게 입산통제를 해야 산불발생을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막지 않을 거면 입산통제를 안 하는 것이 낫다는 건 어떤 뜻인가요?
일괄적인 입산통제에 대한 폐해는 확실히 있다고 보거든요. 행정편의주의적인 측면이 분명 있어요. 등산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불을 지르지 않습니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불을 지르러 산에 오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 면에서는 분명 산꾼들이 제기하는 불만은 일부분 타당하다고 봅니다.
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산꾼들을 왜 통제의 대상으로만 보나요? 산꾼들을 신고자로 양성해서 산불 감시를 더욱 세밀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 발화요인에 대한 분석도 급해요. 혹시 최근 발생한 산불 수백 건 중에서, 발화자를 처벌했다는 뉴스 보신 적 있나요?
그러고 보면 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네요.
산불원인 조사감식이 그만큼 미진한 겁니다. 그래서 발생 원인이 미상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호주나 캐나다 같은 선진국은 전문기술을 갖춘 조사 감식반을 양성, 운영하고 있어요. 발화자를 검거하기 위한 증거 수집입니다.
초기에 빨리하면 할수록 발화원인을 찾는 건 쉬워요. 하지만 하루라도 지나면 현장이 훼손돼 감식할 수 없게 되죠. 발화원인을 엄밀하게 파악해 둬야 입산통제를 더 할지, 아니면 인근 쓰레기 소각을 더 엄하게 해야 할지 당국이 그런 판단을 좀더 정확하게 내릴 수 있게 됩니다. 또 발화자 처벌도 확실하게 할 수 있고요. 자꾸 처벌을 얘기하는 건 불을 낸 사람이 단순히 미워서 그런 게 아닙니다. 향후 산불관리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고 회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사단법인 푸른아시아의 기획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기후변화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하는 얘기인데,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동의할 수 없어요. 일단 기후변화는 100년에 걸쳐 천천히 현재진행 중인 현상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기후변화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산불이 대형화, 연중화, 전국화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면 어불성설이죠.
또 다른 하나는 이런 '만물기후변화설'은 제대로 된 답을 못 찾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전부 기후변화 탓이면 손 놓고 있을 건가요? 그럼 안 되죠. 원인을 찾고 최대한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현재 학회에는 재난관리, 위기관리 전문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숲관리 전문가도 모으려 합니다. 우리나라는 목재만 6조~7조 원을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세계 10위권이라고 해요. 그런데 국토의 70%가 산인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목재를 수입하는 건 뭔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일단 환경단체들이 숲의 나무를 못 베도록 막는 것이 크죠. 환경자원 측면에선 그게 옳을 수 있어요. 하지만 산불에선 연료차원으로, 또 경제에선 목재차원으로 보면 무조건 막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렇게 못 베게 막아봤자 결국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산불로 타버리는 상황이란 걸 국민들이 인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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